2008년 11월 30일 일요일

고객을 움직이는 말.말.말

사람의 세치 혀는 참으로 대단한 힘을 가졌다.
그 힘에 세상은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금요일 혼자 스타벅스에 앉아 공부를 하는데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발신자는 "sk 텔레콤 고객센터"였다. 사실 그 전에도 두어번 전화가 왔었는데 받지 않았었다.
그러다 그냥 받고 말지 하는 생각에 퉁명스럽게 대답을 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직원은 상냥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새로 나온 전교생 요금 할인제인가?를 홍보하고자 전화를 드렸다고 했다.
난 속으로 '아...귀찮아...'라고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직원은 조금은 느린 속도로 흐트러짐없이 차분한 목소리로 요금제에 대해 설명을 하고 사용해보기를 권유했다.

그 요금제는 추가 요금없이 가입신청만 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내가 가입을 하면 이 요금제를 가입한 나와 같은 학교 학생과의 통화 요금이 대폭 할인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평소에 그리 통화량이 많지 않은 편이기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거절을 했다.
그런데 직원은 한결같이 웃으며 그래도 추가요금도 없는데 한번 써보지고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곧장 해지하셔도 무관하다고 나를 설득하기 시작하였다.

참..너무 상냥하게 말씀을 하시니 딱 잘라 거절하고 끊기도 무안했다..
그런데 결정적인 한마디
직원: "지금 가입하시는 분들께는 선물을 드리고 있습니다~"
나: "네?? 뭐 주는데요??" - 난 나도 모르게 어느새 목소리가 바뀌었다.
직원: "메트로시티 지갑을 드리고 있어요. 여성분들이 쓰시기에 좋을거예요~"
나: "그래요??...음...추가요금이 없다고 하셨죠??"
직원: "네~고객님. 그냥 가입만 하시면 되요~이 기회에 선물도 받으시고 사용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더 이상 사용을 원치 않으시면 언제든 전화만 주시면 되니까요~"
나: "음....그럼 해주세요!!"

물론 선물에 약해진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얼굴을 보지 않고 대화를 하는 상태에서 그 직원이 한결같이 강요하는 어투도 아닌 상냥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나를 대하였기에 쉽사리 짜증이 날 수 있는 이런 통화가 나에게 오히려 긍정적 생각이 들게끔하는데 일조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말의 힘을 느꼈던 경우는 또 있다.
얼마 전 영어학원을 등록할 까 해서 상담을 하러 갔는데
대부분 학원들의 상담원들은 속사포처럼 말을 하는 것 같다. 잠시도 쉬지 않고 굉장히 논리적인 말투로 설명을 해나간다. 그리고 목소리는 꼭 약간은 높으면서 자신감에 차있다.
정말 그 상담원이 학원의 시스템을 이미 외우고 마치 녹음기를 튼 거처럼 말을 쏟아내는데 그 말들이 정말 확실히 맞는 거 같고 학원의 시스템이 굉장히 좋다고 느끼게끔 만들었다.
직원의 말은 굉장히 흡인력이 있었던 것이다.
하긴..그 상담원이 말을 좀 느리게 하거나 버벅거렸다면 학원에 대한 신뢰도는 급격히 떨어졌을 것이다.

이렇게 똑같이 고객에게 무언가를 구매하게끔 만드는 목적은 똑같은데 그 말하는 방법은 차이가 있다.
아마 sk의 직원과 학원의 상담원이 서로 바뀌어서 각 상황에서 나와 대화를 했더라면 난 둘다 구매를 하지 않았을 것 같다.

고객을 움직이는 말.말.말.

댓글 1개:

Unknown :

흠..ㅋ 듣고보니 정말 그런 듯. 나도 그렇게 학원의 꼬임에 넘어간 기억이...